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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노트우리는 '조구만 존재야 조구맣지만 안 중요하단 건 아냐' / 공룡 캐릭터 디자이너, 조구만 스튜디오 / 롱블랙

by sullem 2025. 2. 27.

<조구만 스튜디오>

'우리는 조구만 존재야 조구맣지만 안 중요하단 건 아냐'

<하찮지만 강렬한 공룡, 브라키오의 이야기>

한때 지구를 군림했던 공룡들은 소행성 충돌이라는 우주의 작은 움직임에 의해 멸종되고 맙니다. 자신이 세상 그 누구보다 강하고 커다란 존재라고 믿었던 공룡들은, 그들이 사실 우주의 먼지만큼이나 작은 존재임을 깨달았습니다. 조구만 스튜디오에 의해 지구에 다시 돌아온 공룡들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우리는 조구만 존재야. 조구맣지만 안 중요하단 건 아냐."

<ⓒ 조구만 스튜디오 웹사이트 https://www.jogumanstudio.com/>

1. 공룡 브라키오, 탄생이야기

조구만 스튜디오의 대표 캐릭터 브라키오는 길쭉한 목을 가진 초록색 공룡으로, 귀여운 외모와 달리 일상 속 짜증과 피로, 사회 초년생의 울분을 표현하는 행동으로 사랑받고 있다. 알람 소리에 귀를 막거나, 식곤증에 지쳐 하품을 하고, 심지어 가운뎃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한다. 이러한 과격한 모습이 오히려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 인기를 끌었고, 방탄소년단 RM의 핸드폰 배경 화면에도 등장했다.

현재 조구만 스튜디오는 서울시 및 글로벌 명품 브랜드 불가리(BVLGARI)와 협업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확장하며 성장하고 있다.

2. 조구만 스튜디오의 시작

대학생의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글로벌 IP로

조구만 스튜디오는 2017년, 당시 25살이었던 강조디(조디)가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한 디자인 브랜드다. 그는 어릴 때부터 그림을 좋아했지만, 스스로 ‘잘 그리지 못한다’고 생각해 UI·UX 관련 학문을 전공했다. 하지만 취미로 그림을 그리면서 “못 그리는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라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립했고, 졸업 전시에서 ‘하찮은 것들(Trifle)’이라는 제목으로 작품을 선보였다.

이 전시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조디는 대학 친구와 함께 디자인 브랜드를 창업했으며, 두 사람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와 ‘조구만 스튜디오’라고 지었다.

창업 초기, 조구만 스튜디오는 연세대학교 축제 ‘아카라카’의 티셔츠 디자인을 맡아 큰 성공을 거뒀다. 학교 마스코트를 ‘바보 독수리’로 변형한 ‘바독이’ 티셔츠가 대박 나면서 고려대학교에서도 요청이 들어왔고, 이후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아졌다.

이 기세를 몰아 조디는 조구만의 자체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이 과정에서 브라키오를 포함한 10종의 공룡 캐릭터가 탄생했다. 초기에는 단순히 귀여운 공룡들이었지만, 점차 사회 초년생의 분노와 스트레스를 반영한 캐릭터로 발전했다.

3. 화난 공룡 브라키오의 탄생

사회 초년생의 울분을 담다

브라키오가 현재의 모습으로 변한 것은 조디가 프리랜서로 외주 작업을 진행하면서부터다. 계약 당시 합의한 수정 횟수를 무시하는 클라이언트, 밤낮없이 걸려오는 요청 전화, 원래 작업으로 돌아가게 되는 황당한 상황 등을 겪으며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이러한 현실 속 울분을 풀기 위해 브라키오를 화내고 욕하는 공룡으로 표현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상사를 향해 총을 쏘는 모습까지 그렸다. “나는 초식공룡이야. 그렇다고 내가 널 죽일 수 없다는 뜻은 아니야.”라는 문구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2018년, SNS와 서울일러스트페어에서 이 캐릭터가 큰 주목을 받으며 조구만 스튜디오는 변곡점을 맞았다. 창립 멤버였던 친구가 취업하며 떠나고, 조디의 남자친구였던 김병준(벤)이 합류해 브랜드의 비즈니스를 담당하게 되었다.

4. 조구만 캐릭터의 세계관

우리 곁의 현실을 반영하다

벤은 조구만의 캐릭터들이 단순한 귀여운 공룡이 아니라, ‘저항 정신’을 가진 존재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공룡을 좋아하는 이유가 단순한 외형이 아니라, 현실을 반영한 모습 때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조구만의 캐릭터들은 점점 구체적인 설정과 서사를 갖게 되었다.

  • 스테고: 등에 골판이 붙은 초식공룡으로, 운동을 좋아하지만 다소 어리숙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조디와 벤의 친구를 모티브로 했다.
  • 프테라: 여의도 증권사에서 일하는 익룡으로, ‘넵! 알겠습니다’를 달고 살지만 집에 오면 지쳐서 쓰러지는 모습이 직장인의 현실을 반영한다. 벤의 친형이 모델이다.

이러한 캐릭터들은 단순한 개인적 경험이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보편적인 감정을 반영하고 있다.

<조구만스튜디오 인스타그램 @joguman.studio>

5. 조구만 스튜디오의 스토리텔링

사람들의 감정을 건드리는 콘텐츠

조구만의 콘텐츠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사람들의 감정을 건드리는 스토리텔링이 핵심이다. 인스타그램에는 지금까지 1000건이 넘는 게시물이 올라왔으며, 특히 현대인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대변하는 콘텐츠가 높은 반응을 얻었다.

예를 들어:

  • 방 콘센트 앞에서 충전되는 브라키오 (좋아요 5만 개)
  • 금요일 퇴근하지 못해 머리 뚜껑이 터지는 브라키오 (좋아요 2만 4000개)

이러한 콘텐츠들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위로를 제공하며 높은 공유율을 기록했다.

조구만은 콘텐츠를 만들 때 두 가지 기준을 갖고 있다.

  1. 그래픽과 메시지가 균형을 이루는가?
  2. 사람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가?

팀원들이 함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며, 단순히 ‘재밌는 그림’이 아니라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목표다.

<조구만스튜디오 인스타그램 @joguman.studio>

6. 컬래버레이션

조구만의 팬이 되어야 함께할 수 있다

조구만 스튜디오가 성장하면서 다양한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 요청이 들어왔다. 그중에서도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의미 있는 협업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예를 들어, 2020년 화장품 브랜드 ‘디어, 클레어스’와의 협업에서는 단순한 제품 홍보가 아니라, 브라키오가 등장하는 만화를 제작해 ‘공룡들도 피부 관리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외에도:

  • 라인프렌즈 미니니(2023년)
  • NC 다이노스(2024년)
  • 불가리(BVLGARI, 2025년)

등과 협업하며, 조구만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한 채 브랜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찮지만 강한 존재, 조구만 스튜디오가 전하는 메시지

조구만 스튜디오는 단순한 캐릭터 브랜드가 아니다. 그들은 ‘조구만 존재들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캐릭터를 통해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한다.

“우리는 삶의 장면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한다.

‘이렇게 사세요’가 아니라

‘난 이렇게 살아. 넌 어때?’라고 묻는 것이다.”

이 철학은 앞으로도 조구만 스튜디오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될 것이다.

<조구만스튜디오 인스타그램 @joguman.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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